손떨림보다 먼저 온다…파킨슨병 ‘조기 신호’ 10가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인체의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 생성이 줄어들어 움직임이 느려지고, 떨림·경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현재까지 병의 진행을 완전히 멈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초기 신호를 빨리 인지해 치료 계획을 세우면 증상 악화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큐어 파킨슨스(Cure Parkinson’s)’의 사이먼 스토트(Simon Stott) 박사 연구팀은 최근 “파킨슨병은 매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조기 진단의 핵심”이라며 환자와 가족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10가지 징후를 소개했다.
| 놓치면 안 될 파킨슨병 초기 신호 10가지 1. 후각 저하 좋아하던 음식 냄새를 맡기 어렵거나 냄새 구분이 잘 안 된다. 2. 수면 장애 밤에 자주 깨거나, 하지불안·수면무호흡으로 숙면이 어렵다. 3. 작아진 손글씨 글씨가 점점 작고 빽빽해진다면 뇌 기능 변화 신호일 수 있다. 4. 배변·배뇨 문제 야간 잦은 소변, 변비 등 방광·장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5. 우울감 의욕 저하, 무기력, 극심한 슬픔이 장기간 지속된다. 6. 불안·초조 이유 없는 공포감, 집중력 저하, 가슴 두근거림 등이 동반된다. 7. 만성 피로 휴식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피로감이 반복된다. 8. 손·팔 떨림 한쪽 손에서 시작해 팔이나 다리로 번지는 미세한 떨림. 9. 느린 움직임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발을 질질 끄는 걸음으로 변한다. 10. 근육 경직·유연성 저하 몸이 뻣뻣해지고 단추 잠그기, 신발 끈 묶기 등이 힘들어진다. |
냄새가 사라졌다?! ‘첫 번째 경고’
먼저,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후각 상실’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90% 이상이 좋아하던 음식 냄새를 느끼지 못하거나 냄새 구분이 어려워진다고 보고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후각 저하는 떨림이나 경직보다 몇 년 먼저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잠을 설치고, 글씨가 작게 보인다면
또한 밤에 자주 깨거나, 몸이 뻣뻣해 잠들기 어려운 수면 장애도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다. 근육 경직과 통증,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숙면이 방해받으며, 수면무호흡이나 야간 빈뇨로 잠에서 깨는 일이 잦다.
또 다른 전형적 증상은 ‘작아진 손글씨’다. 뇌의 운동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작고 느려지고, 무의식적으로 글씨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소필증(micrographia)’이 나타난다. 이전보다 글씨가 촘촘하고 작아졌다면 신경학적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
장·정신·감정의 변화 동반
파킨슨병은 단순히 ‘떨림의 병’이 아니다. 장과 방광의 기능 저하도 흔하다. 갑작스러운 배뇨 충동, 야간 잦은 소변, 변비 등이 대표적이다.
정신적 변화도 눈에 띈다.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하며, 집중력 저하·식욕 변화·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감과 불안, 심장 두근거림, 땀 흘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감정 변화는 단순한 스트레스 반응이 아니라, 뇌 내 화학적 변화로 인한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움직임이 느려지고 몸이 굳는 느낌이라면
아울러 손이나 팔의 떨림은 파킨슨병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표적 증상이다. 초기에는 한쪽 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시작돼 점차 다른 쪽으로 번진다.
이후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발을 질질 끄는 ‘소걸음(shuffling gait)’으로 바뀌며, 근육 경직과 관절의 유연성 저하도 진행된다. 단추 잠그기, 글쓰기, 신발 끈 묶기 같은 일상 동작이 평소보다 어려워지는 것도 경고 신호다.
큐어 파킨슨스 연구책임자 사이먼 스토트 박사는 영국 매체 더 선(The Su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파킨슨병의 근본 치료제는 없지만, 증상을 관리하고 진행을 늦추는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조기 진단을 통해 약물치료·운동·물리치료·언어치료 등 다각적 치료를 병행하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작은 변화라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후각 이상이나 글씨 변화 같은 미묘한 증상도 신경과 전문의와 상의하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