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건강 지키면 암 환자 생존율↑…사망 위험 38% 낮춰

심혈관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눈에 띄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과 식단 관리, 금연처럼 흔히 ‘심장 건강’을 위해 권장되는 실천이 암 진단 이후의 예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심혈관 건강을 잘 관리한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최대 38% 낮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카사마시마 LUM대 리치아 이아코비엘로 교수팀은 17일 유럽심장학회(ESC) 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을 통해, 암 환자 779명을 1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의 핵심은 미국심장협회(AHA)가 제시한 심혈관 건강 지표인 ‘라이프 심플 7(Life’s Simple 7, LS7)’이다.
LS7은 흡연 여부, 신체활동, 식단, 체중,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 7가지 항목을 각각 0~2점으로 평가해, 총점에 따라 심혈관 건강 상태를 나쁨(0~6점), 중간(7~9점), 이상적(10~14점)으로 나눈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성인 암 환자 779명의 LS7 점수를 측정한 뒤, 사망 위험과의 관계를 장기간 분석했다.
대상자 가운데 이상적 그룹은 156명(20.0%), 중간 그룹은 400명(51.4%), 나쁨 그룹은 223명(28.6%)이었다.
15년간 추적 기간 동안 사망자는 총 269명으로, 이 중 암 사망이 141명, 심혈관질환 사망이 67명, 기타 원인이 54명이었다.

분석 결과, LS7 점수가 높은 이상적 그룹은 나쁨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38% 낮았다.
또한 LS7 점수가 1점 올라갈 때마다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평균 10%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심혈관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이 암의 진행과 생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식단 요소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기존 LS7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건강 식단’ 기준 대신, 과일·채소·통곡류·콩류·생선·올리브유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을 적용했을 때 건강한 생활습관과 생존율 간의 연관성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염증 수준, 심박수, 혈중 비타민 D 농도 등 심혈관 질환과 암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50% 이상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심혈관 질환과 암이 서로 다른 질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부 공통된 생물학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논문 제1 저자인 마리아라우나 보나치오 박사는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는 암을 겪고 있거나 치료를 마친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건강 이점을 제공한다”며 “암 생존자 관리에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아코비엘로 교수 역시 “이 연구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일차 예방이 만성질환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암을 경험한 사람들의 예후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심혈관 건강과 암 관리라는 두 영역을 잇는 중요한 공중보건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 출처 : European Heart Journal, Maria Benedetta Donati et al., ‘Life’s Simple 7 score and cardiovascular health in cancer survivors: the Moli-sani study’, http://dx.doi.org/10.1093/eurheartj/ehaf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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