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의료비, 사망 전 1년 집중…건보 재정 ‘위기’
소병훈 의원 "완화의료·지역 돌봄 확대 없인 악순환 반복“

고령층의 의료비 지출이 해마다 급증하고, 특히 사망 직전 6~12개월 사이 의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료급여 지출은 2022년 10조3000억원에서 2024년 11조7000억원으로 2년 새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지출 역시 79조7000억원에서 87조6000억원으로 10.0%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의료급여 지출은 2022년 5조2000억원에서 2024년 6조2000억원으로 19.8% 급증했고, 건강보험 지출도 34조2000억원에서 39조원으로 14.0% 증가했다.
의료비 지출은 생애 말기로 갈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집중형 구조’를 보였다.
자료에 따르면 사망 전 6개월간 의료급여 지출은 2022년 7005억원에서 2024년 8056억원으로 15.0% 증가, 건강보험 지출도 같은 기간 4조1429억원에서 4조4298억원으로 6.9% 늘었다.
사망 전 12개월 기준으로 보면 의료급여 지출은 1조11억원에서 1조1089억원으로 10.8%, 건강보험 지출은 5조6730억원에서 5조8772억원으로 3.6% 증가했다.
반면 사망 전 24개월 지출은 소폭 감소해, 말기 의료비가 특정 시점(6~12개월)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병훈 의원은 이러한 현상이 완화의료·지역돌봄 인프라 부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지역 기반의 완화의료나 호스피스 접근성이 낮아 병원 입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입원 중심의 수가 체계가 오히려 불필요한 의료비를 유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자 의료비 문제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존엄한 마지막을 보장할 것인가의 사회적 과제”라며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지역사회 돌봄(커뮤니티 케어)을 확대해 의료비 집중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의 장기 안정성을 위해선 병원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의 돌봄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처럼 병원 진료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고령화가 가속될수록 의료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완화의료 활성화와 지역 기반 통합돌봄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