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혈압보다 관절염 진료 더 많았다 “고령화 여파 본격화”

2024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 분석…고혈압 장기치료자 비율은 전국 2위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03 11:48

▲울산은 2024년 관절염 진료가 고혈압을 앞지르며 고령화에 따른 의료 패턴 변화가 두드러졌다. [사진=셔터스톡]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울산광역시에서 지난해 관절염 진료 건수가 고혈압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만성근골격계 질환이 급증하며, 지역 의료 패턴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통계는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시군구별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자료로, 의료보장 적용인구·진료현황·암·만성질환 등 9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암 진료 건수는 유방암(27만7215건)이었으며, 대장암·위암·폐암·간암·자궁경부암 순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 역시 유방암 환자가 5850건으로 최다를 기록해 전국 추세와 동일했다.

그러나 주요 질환 통계에서는 울산만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국적으로는 고혈압(798만 건)이 가장 많았지만 울산에서는 관절염 진료(15만5454건)가 고혈압(15만2986건)을 앞질렀다.


특히 고혈압 환자 중 연간 360일 이상 장기치료를 받은 경우가 415건으로, 전국 광역시 중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입원 다빈도 질병 현황에서도 울산은 기타 장·복막 질환, 급성 기관지염, 치매 등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외래 진료에서는 인후염, 편도염, 위염 등 호흡기·소화기 질환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건의료계는 이를 산업 구조와 인구 고령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 최치범 정형외과 전문의(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과장)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최치범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5명은 증상을 경험한다”며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충분히 일상 복귀가 가능하며, 심한 경우 인공관절 수술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울산엘리야병원 고혈압당뇨병센터 조종대 의무원장(내과 전문의)은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하기 쉽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의 주요 원인”이라며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전문의 상담을 통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울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8만8702명으로 전체의 17.19%를 차지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울산의 노인 인구 비율은 2052년 43.6%로 부산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울산은 현재 고령화 속도가 빠르면서 관절염·고혈압 등 만성 내과질환 진료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며 “지자체 차원의 통합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과 지역 의료기관의 협력 체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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