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배고픈 이유” 라면·탄산 등 초가공식품의 함정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11-11 14:00

▲ 라면과 콜라 등 초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식욕을 조절하는 뇌 구조가 변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라면, 과자, 탄산음료 등 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식욕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뇌 구조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초가공식품, 뇌의 ‘식욕 브레이크’ 무너뜨린다

6일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는 캐나다 맥길대학교와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3만3,654명의 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와 특정 뇌 영역의 구조적 변화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24시간 식단 평가를 5차례 실시해 약 200여 종의 음식과 음료 섭취량을 기록하게 한 뒤, 확산 자기공명영상(Diffusion MRI)으로 뇌 구조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식욕 조절의 핵심 부위인 시상하부의 평균 확산도(MD)가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세포 밀도가 증가했음을 의미하며, 뇌의 신진대사 변화와 포만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뇌 변화, 비만·염증 아닌 ‘식품 자체’ 영향

초가공식품은 유화제·향미증진제·인공 감미료·보존제 등 화학적 첨가물이 다량 포함된 식품군으로, 라면·시리얼·가공육·과자·탄산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식품은 열량과 나트륨, 당 함량이 높고 필수 영양소는 부족해 건강에 불리하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연구는 초가공식품이 단순히 비만이나 염증으로 인한 2차적 변화가 아니라, 뇌 자체의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상하부 외에도 측좌핵, 창백핵, 피각, 편도체 등 식욕과 보상 시스템을 담당하는 영역에서도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뇌 변화는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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