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혈변, 단순 변비 아닐 수도…반복되거나 축 처지면 응급 신호

▲ 아이 혈변, 단순 상처 아닐 수도, 반복되거나 처지면 응급 신호일 수 있다. [사진=AI 생성이미지]

영유아에게 혈변이 나타날 경우 단순 항문 상처부터 장 점막 염증, 알레르기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료진 설명이 나왔다.


특히 혈변이 반복되거나 아이가 처지고 복통·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생후 11개월 아이를 키우는 A씨는 기저귀를 갈던 중 붉은 피가 섞인 변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항문이 찢어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후에도 점액이 섞인 혈변이 반복됐고 아이가 자주 보채기 시작해 병원을 찾았다. 아이는 추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한 뒤 치료를 시작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 교수는 “소아 혈변은 비교적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며 “단순 항문열상처럼 가벼운 경우도 있지만 장 점막 염증이나 알레르기 질환처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변비 등으로 인해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항문열상이다. 이 경우 선홍색 피가 소량 묻는 형태로 나타나며 아이의 전신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장염은 장 점막 염증으로 인해 피와 점액이 섞인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영아에서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로 반복적인 혈변이 발생하기도 한다.

의료진은 혈변과 함께 아이가 축 처지거나 심한 복통으로 반복적으로 보채고, 구토·복부팽만 증상이 동반될 경우 응급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붉은 피가 많이 나오거나 창백함, 식은땀,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복통과 반복적인 보챔, 구토가 함께 나타난다면 장중첩증 같은 응급 질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반복되는 혈변이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아 소화기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의료진은 혈변 양상과 횟수, 성장 상태, 복통·설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와 대변검사, 복부초음파, 소화기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 교수는 “소아는 상태 변화가 빠르고 증상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며 “혈변이 반복되거나 복통·구토·처짐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에 맞는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희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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