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 다시 검증대 오른 건강기능식품 원료 10종
체지방 감소 원료만 3종…식약처, 빌베리·락토페린·보이차 등 2027년 정기 재평가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기능성 원료라고 해서 한 번 인정받으면 그 효력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정 기간이 지난 기능성 원료를 다시 검토하는 ‘정기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식약처는 24일 2027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정기 재평가 대상으로 총 10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상에는 고시형 원료인 빌베리 추출물을 비롯해 9종의 개별인정형 원료가 포함됐다.
이들 원료는 고시 또는 기능성 인정 이후 10년이 지난 원료 가운데 생산실적과 이상사례 신고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눈 건강부터 혈당·체지방까지…재평가 대상 10종
이번에 재평가 대상이 된 원료의 기능성은 눈의 피로, 혈당, 체지방, 콜레스테롤, 요로 건강, 방광 기능, 뼈 건강, 피부 건강 등으로 다양하다.
고시형 원료에서는 빌베리 추출물이 대상에 올랐다. 빌베리 추출물은 ‘눈의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으로 사용되고 있다.
개별인정형 원료 가운데서는 UREX 프로바이오틱스가 질내 유익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동결건조누에분말이 혈당 조절, 락토페린(우유정제단백질)이 체지방 감소 기능성으로 재평가를 받는다.
보이차추출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체지방 감소, 솔잎증류농축액은 건강한 혈당 유지, 유단백추출물은 뼈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다.
이 밖에 파크랜 크랜베리 분말은 요로 건강, 호박씨추출물 등 복합물은 방광의 배뇨기능 개선, 핑거루트추출분말은 체지방 감소와 피부 건강 관련 기능성을 갖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체지방 감소’ 원료 3종
이번 재평가 대상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체지방 감소다.
대상 10종 가운데 락토페린, 보이차추출물, 핑거루트추출분말 등 3종이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내세우고 있다.
체지방 감소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기능성 가운데 하나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5년 시장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5조962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지방 감소를 표방하는 건강기능식품도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이번 재평가가 단순히 특정 제품의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실제 소비자가 섭취하는 기능성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평가 대상’이라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재평가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원료가 안전하지 않거나 기능성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기 재평가는 이미 인정된 기능성 원료를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다시 살펴보는 절차다. 기존에 축적된 안전성 및 기능성 자료뿐 아니라 생산실적, 이상사례 신고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경우 기준을 조정하게 된다.
따라서 재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 기능성이 유지될 수도 있고, 일일섭취량이나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이 변경될 수도 있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기능성 인정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총 91개 기능성 원료에 대한 재평가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 원료에서 섭취 시 주의사항이나 일일섭취량 등이 조정됐다. 기능성 인정 자체가 취소된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2024년 재평가에서는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이 기능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돼 기능성 원료에서 삭제됐다.
이처럼 재평가는 ‘문제가 있는 원료를 적발하는 절차’라기보다, 변화한 과학적 근거를 반영해 기존 기능성 원료의 관리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과정에 가깝다.
과거 재평가에서 섭취 기준이 달라진 사례도
재평가 결과는 소비자가 실제 제품을 섭취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24년 재평가에서는 대두이소플라본, 레시틴, 헤마토코쿠스 추출물, 뮤코다당·단백 등의 일일섭취량 범위가 다시 설정됐다. 레시틴의 경우에는 납 규격도 기존보다 강화됐다.
즉, 원료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더라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은 섭취에 주의해야 하는지, 제품 제조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지켜야 하는지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다이어트 제품은 ‘겹쳐 먹기’에 주의해야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소비자라면 과거 재평가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이다. 이 원료는 체지방 감소 기능성으로 널리 사용돼 왔지만, 재평가를 거치면서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가진 다른 기능성 원료와 함께 제조하지 않도록 하는 관리 기준이 마련됐다.
소비자에게도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을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제품과 함께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사항이 설정됐다.
이는 다이어트를 위해 여러 종류의 체지방 감소 제품을 동시에 섭취하는 소비 행태에 주의를 환기하는 조치다.
‘기능성이 여러 개면 효과도 더 커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서로 다른 제품을 겹쳐 먹기보다는, 제품별 원료와 섭취량, 주의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내가 먹는 건강기능식품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재평가 대상에 포함됐다고 해서 현재 판매 중인 해당 원료 제품을 당장 모두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재평가는 앞으로 해당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다시 검토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먹고 있는 제품에 어떤 기능성 원료가 들어 있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제품 포장에 표시된 ‘기능성 원료’ 또는 ‘기능정보’를 확인한 뒤 이번 재평가 대상 원료와 비교하면 된다.
특히 체지방 감소, 혈당, 요로·방광 건강처럼 동일한 기능성을 가진 제품을 여러 개 섭취하고 있다면 원료가 중복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2027년 정기 재평가를 통해 해당 원료들의 안전성과 기능성 관련 자료를 다시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관리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끝나는 제품이 아니다. 새로운 연구 결과와 안전성 정보가 쌓이면 그에 맞춰 기준도 다시 검토된다. 이번 10종 재평가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 원료의 이름뿐 아니라 기능성 인정 근거와 섭취 기준, 주의사항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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