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환아, ‘한식 위주 식단’이 가려움 완화에 도움된다"

균형 잡힌 식단일수록 유익균 풍부…간식 위주 아동은 가려움·삶의 질 저하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10-20 13:20

▲ 한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먹는 아토피 아동은 장내 유익균이 많고 가려움증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동의 식사 유형에 따라 장내 미생물 환경과 증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한 아동일수록 유익균이 풍부하고 가려움증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김혜미 교수, UNIST 산업공학과 임치현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취학 아토피피부염 아동의 식이 패턴과 장내 미생물, 증상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3~6세 미취학 아동 75명(아토피피부염 환아 24명, 건강한 아동 51명)을 대상으로 식사 형태를 ‘한식 위주 식단’과 ‘간식 중심 식단’으로 구분했다.


‘간식 중심 식단’은 주식보다 간식 섭취가 잦은 아동기의 식생활 패턴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한식 위주 식단을 섭취한 아동의 수면 방해 가려움 점수는 1.75점이었지만 간식 위주 식단 아동은 3.5점으로 2배 높았다.


삶의 질 평가 지수(CDLQI) 역시 한식 위주 아동이 2.34점, 간식 중심 아동은 7.25점으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피부 질환으로 인해 잠을 설치느냐”는 질문에 한식 위주 아동은 거의 없다고 답한 반면, 간식 위주 아동은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장-피부 축(gut-skin axis)’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간식 섭취가 잦은 아동의 장에서는 도레아(Dorea)와 애너로스티페스(Anaerostipes) 등 특정 세균이 증가했으며, 이 세균은 가려움이 심하고 삶의 질이 낮은 아동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


반면 한식 위주의 식단을 섭취한 아동의 장에서는 유익균인 오실리박터(Oscillibacter)가 풍부하게 나타났고, 김치 섭취량이 많을수록 해당 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토피 환자 중에서도 오실리박터가 풍부한 경우 가려움이 완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또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C 섭취량이 적을수록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지표(EASI, SCORAD)가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정민영 교수는 “아토피 환아에게 계란이나 우유를 무분별하게 제한하기보다는, 발달 단계와 기호에 맞춘 균형 잡힌 식단과 비타민 C를 포함한 맞춤형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의 개별화된 식이 전략을 세우는 데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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