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 ‘집중력 약’ 찾는 수험생”…부작용 더 커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05 14:36

▲ 수능을 앞두고 일부 수험생들이 긴장 완화를 위해 약물을 찾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충분한 수면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비책이라고 강조했다.[사진=셔터스톡]

도움말: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오는 1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험 불안을 완화하거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고혈압 약이나 ADHD 치료제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험 대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약물로 꼽히는 ‘인데놀’(프로프라놀롤)은 본래 고혈압 치료제지만, 불안 완화 목적으로 일부 수험생에게 처방되는 경우가 있다.


심박수를 낮춰 긴장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오히려 어지러움·졸림·저혈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데놀은 불안 증상이 심해 시험 자체를 치르기 어려운 학생에게 의료진 상담 후 소량 처방되는 약”이라며 “정상적인 학생이 복용하면 오히려 몸이 무겁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만 19세 미만에게 처방된 인데놀 건수는 약 132만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부작용 사례도 1175건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도 있다.


‘집중력 높이는 약’으로 알려졌지만,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 수험생이 임의로 복용할 경우 초조감·불안·불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지만,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며 “정신과 진단 없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대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수능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은 시험 시간대에 맞춰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시험 시작 2시간 전에는 기상하는 것이 좋다. 이는 뇌가 잠에서 깨어 활발히 작동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약 2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점심 식사 후 짧은 산책이나 햇빛 노출은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햇빛을 통한 비타민D 합성은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사와 수면 외에도 ▲손 씻기·양치 등 개인 위생 철저 ▲골고루 먹는 식습관 ▲과일·채소 섭취 ▲가벼운 스트레칭 등은 체내 리듬을 안정시켜 면역력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약물보다 더 큰 힘은 평소 생활습관과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한다. 과도한 긴장보다는 자신이 준비해온 시간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조 교수는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 그동안 노력해온 과정이 이미 성장의 증거”라며 “불안할수록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규칙적인 일상 속에서 차분함을 되찾는 것이 최고의 컨디션 조절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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