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무차별 소송’ 논란…한방병원계 “환자 피해 멈춰야”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6-01-15 14:55

▲한방의료계가 환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반복되는 소송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섰다. [사진=대한한방병원협회]

삼성화재의 반복적인 소송 제기에 대해 전국 한방 의료기관들이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의료기관을 상대로 한 잇단 법적 대응이 의료 현장의 혼란을 장기화시키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한방병협)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강남사옥 앞에서 ‘무차별 소송 남발, 삼성화재 규탄대회(제5차)’를 열고, 반복되는 소송 중단과 환자 건강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600여 개 한방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관계자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규탄대회는 지난해 9월 처음 시작된 이후 해를 넘겨 다섯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한방병협은 “문제 제기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의료 현장의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집회가 장기화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도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 환자들은 “의료소비자와 손해보험 가입자가 함께 연대해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며 “보험사의 소송 남발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거나 위축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방병협 관계자는 “대기업의 소송 전략으로 인해 의료 현장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미 법률적 판단의 문제점이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는 소송을 통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행태는 의료인의 진료권을 위축시키고, 결국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대한한방병원협회]

이번 집회에서 특히 강조된 쟁점은 이른바 ‘전략적 봉쇄(괴롭힘)소송’이다.


이는 거대 기업이나 권력자가 개인 또는 단체의 정당한 문제 제기와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 형태로, 승소 여부보다는 장기간의 법적 분쟁을 통해 심리적 압박과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입막음 소송’으로도 불린다.


한방병협 측은 “미국 등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략적 봉쇄소송을 제한하는 법률이 제정·운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법무부가 정부 입법 형태로 무차별 소송 제한 법안을 추진 중인 만큼, 의료 영역에서도 제도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사례도 언급됐다. 삼성화재는 특정 A 한방병원을 상대로 다수의 민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해에만 11건의 형사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형 로펌이 동원되며 상당한 법률 비용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장기간 수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A병원 관계자는 “경찰 소환과 자료 제출이 반복되면서 병원 운영과 진료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들 역시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미 경찰 단계에서 ‘혐의 없음’ 판단이 다수 나왔음에도, 자본력을 앞세운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방병협은 앞선 1~4차 규탄대회를 통해 ▲삼성화재의 무분별한 소권 남용 ▲환자 증상에 대한 부실한 검증 ▲매출 22조6000억 원 규모의 실적과 대비되는 사회적 책임 문제 ▲진료비 보증과 소송 압박이라는 이중적 태도 ▲한의사의 정당한 진료권 침해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협회 측은 “소송 중심의 대응이 계속될 경우 의료 현장의 불신과 혼란은 물론, 환자 치료의 연속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료계와 의료소비자, 보험 가입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