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검진, 이제 원하는 병원에서”… 건강보험공단, 선택권 확대 시범사업 시행
세종·원주·횡성 6만5천명 대상… 2027년 전국 확대 앞두고 제도 전면 개편 신호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학생건강검진 제도의 구조를 바꾸는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기존 ‘학교 지정 검진기관’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단은 4월 6일부터 세종시와 강원 원주시·횡성군 소재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생건강검진 제도개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향후 전국 확대를 염두에 둔 사전 단계로, 제도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점검하는 성격을 갖는다.
학교 지정 방식 한계… “선택권 부족” 지적 이어져
현행 학생건강검진은 학교장이 지정한 검진기관에서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에서는 검진기관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제한되는 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지역별 의료 인프라 격차에 따라 검진 접근성이 달라지는 문제도 지적돼 왔다. 검진 일정과 동선이 학교 중심으로 일괄 운영되다 보니, 개인 일정과 맞지 않거나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도 선택이 어려운 점 역시 개선 요구의 배경이 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 시도로 평가된다.
“검진은 개인이 선택”… 공단 위탁 방식으로 전환
이번 시범사업은 학교보건법 개정에 따라 학생건강검진 업무를 공단에 전면 위탁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검진기관 선정 권한이 학교에서 공단 중심 체계로 이동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시범지역 내 검진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 2차 시범사업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상은 세종시와 원주시·횡성군 소재 초·중·고등학교 총 230개교, 약 6만5천명 규모다.
공단은 이를 통해 검진기관 관리체계, 전산 시스템, 관계기관 협력 구조 등을 점검하고, 2027년 3월 예정된 전국 확대 시행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검진 대상 및 항목… 상담 기능까지 확대
검진 대상은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이며, 구강검진은 초등학교 전 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검진 항목은 기존 학생건강검진 체계를 유지하되 일부 기능이 강화됐다. 척추굽음증, 시력·청력, 이비인후과 질환, 피부 상태, 구강 상태와 함께 소변·혈액 검사 등 기본적인 병리검사가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교육·상담 기능이 추가됐다. 검진 과정에서 의료진이 흡연, 음주 등 건강행태에 대한 상담을 병행하도록 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혈액검사는 비만 학생에 한해 시행되며, X-ray 검사는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검진 결과, 모바일·온라인으로 통합 관리
검진 결과는 기존처럼 우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되며, 동시에 공단 시스템을 통한 디지털 확인도 가능하다. 공단 누리집과 모바일 앱 건강보험25시를 통해 검진 결과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단순 일회성 검진 결과 제공을 넘어, 개인 건강정보를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연 400억 규모 사업… “통합 건강관리 기반 구축”
이번 시범사업에는 교육비 특별회계를 통해 연간 약 4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진 비용은 1인당 약 1만9000원에서 5만800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공단 측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검진 방식 변경을 넘어, 학생 건강관리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2027년 3월 본 사업 시행을 앞두고 검진기관 관리체계 구축, 전산 시스템 정비, 관계기관 협력 강화 등 운영 기반을 점검·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가 보다 편리하게 검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기술적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사업 연장선… 데이터 통합 관리 실험 지속
한편 공단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세종시와 강원 원주·횡성 지역을 대상으로 1차 시범사업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에도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검진기관을 선택하도록 하고, 검진 결과를 공단 건강관리 정보시스템에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그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실제 제도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도 변화의 의미… ‘학교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번 시범사업은 학생건강검진 제도의 운영 주체와 방식 모두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기존 ‘학교 중심 일괄 검진’에서 벗어나 ‘개인이 선택하는 검진 체계’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의료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향후 전국 확대가 이뤄질 경우, 학생 건강검진은 단순한 의무검사를 넘어 개인 건강관리의 출발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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