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쓰러지게 한 '미주신경 기능 저하'…도대체 미주신경이 뭐길래?

어지럼증·식은땀·시야가 캄캄해지는 전조 증상부터 갑작스러운 실신까지
미주신경성 실신의 원인과 예방법, 쓰러졌을 때 대처법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수 이상순 씨가 최근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로 라디오 진행을 잠시 쉬면서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표현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상순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주신경 기능 저하와 관련된 신경계 증상으로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라디오를 쉬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소에는 낯설었던 '미주신경'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표현 자체가 일반적인 하나의 질병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주신경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와 밀접하게 관련된 신경으로, 심장박동과 혈압 조절, 소화기관의 움직임 등 여러 생리 기능에 관여한다. 우리가 흔히 '갑자기 쓰러졌다'고 이야기할 때 관련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다.

따라서 이상순 씨의 '미주신경 기능저하'로 인한 증상이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미주신경과 그로 인한 실신 증상에 대해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주신경과 '미주신경성 실신'

미주신경은 뇌에서 나오는 제10뇌신경으로, 우리 몸 곳곳의 장기와 연결되어 있다.

특히 심장에서는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고, 소화기관에서는 위와 장의 움직임 등에 영향을 준다. 자율신경계의 일부로서 우리 몸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긴장하지 않도록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조절 반응이 특정 상황에서 지나치게 나타날 때 발생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반사성 실신의 가장 흔한 형태로,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와 심박수 감소 등이 나타나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의식을 잃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별한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 오랫동안 서 있는 경우
- 더운 환경에 오래 있는 경우
- 탈수된 상태
- 심한 통증이나 공포를 느낀 경우
- 피를 보거나 주사를 맞는 경우
- 심한 감정적 충격을 받은 경우
-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특히 더운 날씨에 오래 서 있거나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압이 떨어지기 쉬워지고, 실신을 유발하는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쓰러지기 전에' 몸이 보내는 신호가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실신 직전에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다'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들린다'
'어지럽다'
'식은땀이 난다'
'속이 메스껍다'
'갑자기 힘이 쭉 빠진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어지러우니까 조금만 참아야지'라고 버티는 것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전조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앉거나 가능하다면 눕는 것이 좋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전조 증상이 있는 경우 적절하게 대처하면 실제 의식 소실을 피할 수 있다.

1. 먼저 앉거나 눕는다. 가능하다면 바로 눕고 다리를 올리는 것이 좋다. 누운 자세는 혈압을 회복시키고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눕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근육에 힘을 준다. 실신 전조 증상이 있을 때는 다리를 꼬고 양쪽 다리에 힘을 주거나, 주먹을 꽉 쥐고 팔에 힘을 주는 등의 물리적 맞압력 동작(counter-pressure maneuver)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근육을 수축시켜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미 시야가 캄캄해지고 의식이 흐려질 정도라면 동작을 시도하기보다 안전하게 눕는 것이 우선이다.

주변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는 당황해서 환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다. 따라서, 먼저 환자를 눕히고 의식과 호흡을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를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흔들어 깨워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119에 신고하고, 호흡이나 맥박에 이상이 있다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주신경성 실신은 누운 자세에서 비교적 빠르게 의식이 회복된다. 그러나 '쓰러졌다가 깨어났으니 괜찮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신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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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신이 미주신경성 실신은 아니다

실신은 단순히 미주신경의 문제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실신의 원인은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미주신경성 실신 같은 반사성 실신 / 기립성 저혈압 / 부정맥을 비롯한 심장질환 / 탈수나 출혈 / 저혈당·전해질 이상 / 일부 약물의 영향 등이다.

특히 심장질환에 의한 실신은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놓치면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실신을 경험했거나 반복적으로 쓰러지는 경우에는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관에서는 실신이 발생하기 전후의 상황을 자세히 확인하고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며, 필요에 따라 기립혈압 측정, 심전도 검사, 혈액검사, 심장검사, 기립경사검사 등을 시행하여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특히 이런 실신이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 운동하거나 격렬한 활동 중 실신한 경우
- 누워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실신한 경우
-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과 함께 쓰러진 경우
-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 가족 중 젊은 나이에 돌연사한 사람이 있는 경우
- 반복적으로 실신하거나, 실신하면서 크게 다친 경우
- 의식 회복이 늦거나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

특히 운동 중 발생하는 실신이나 심장 증상을 동반한 실신은 심장성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신호이다. 실신의 원인 가운데 심장성 원인은 다른 유형보다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 치료할 수 있을까

미주신경성 실신 치료의 기본은 유발 요인을 파악하고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탈수를 피하며, 장시간 서 있는 상황이나 지나치게 더운 환경 등 자신의 실신을 유발하는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 

전조 증상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다. 전조가 나타났을 때 즉시 눕거나 앉고, 필요하면 맞압력 동작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반복적인 실신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약물치료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미도드린이나 플루드로코르티손 같은 약물이 사용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며 기저질환과 혈압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물 많이 마시고 소금 많이 먹으면 예방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언 가운데 하나가 '미주신경성 실신에는 물과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적용해서는 안된다. 

혈압이 낮고 탈수 위험이 있는 일부 환자에게 충분한 수분과 염분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혈압이나 심장·신장질환 등으로 염분이나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즉, 미주신경 기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영양제가 따로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미주신경 기능 저하'라는 말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미주신경 기능 저하를 하나의 독립적인 질병으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미주신경은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이고, 관련 증상 역시 실신부터 기립성 저혈압, 자율신경 기능 이상 등 여러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주신경 때문이겠지'라고 스스로 진단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어지럽거나 식은땀이 나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혈압이나 심장 리듬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실제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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