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폭염, 진짜 위험은 '오존'이다

폭염·고농도 오존 3일 연속 노출 시 전체 사망 위험 11.2% 증가

▲ 폭염과 고농도 오존이 동시에 이어지면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AI 생성이미지]

한여름 폭염이 이어질 때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높은 기온만이 아니다.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높을수록 대기 중 오존 농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폭염과 고농도 오존에 동시에 노출될 경우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사람이 숨 쉬는 지표면 가까이에서는 건강에 해로운 대기오염 물질로 작용한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체 배출물질 등이 강한 햇빛 아래에서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오존 농도는 빠르게 높아진다.

오존에 노출되면 기침, 가슴 통증, 인후 자극, 눈 충혈,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오존 노출은 심장병,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악화, 폐기능 저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최근 서울의대와 이화여대의대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에 폭염과 오존의 동시 노출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국내 7대 도시의 5~9월 사망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기간 전체 사망자는 47만4,36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심혈관질환 사망자는 9만4,749명, 호흡기질환 사망자는 4만8,406명이었다.

연구에서는 폭염을 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으로, 고농도 오존을 8시간 평균 농도 0.06ppm 초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폭염과 고농도 오존이 동시에 발생한 날에는 둘 중 하나에만 노출됐을 때보다 사망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특히 극단적 폭염 상황에서 폭염과 오존에 3일 연속 동시 노출될 경우, 전체 사망 위험은 폭염과 오존이 모두 없는 날보다 11.2%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2일 연속 노출됐을 때도 사망 위험은 9.4% 증가했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도 높아졌다. 폭염과 고농도 오존에 동시에 노출된 지 2일째에는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5.3~9.0%, 3일째에는 6.4~12.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남성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 뚜렷했다.

호흡기질환과 폐렴 사망의 경우에는 폭염보다 오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고농도 오존이 3일 이상 지속될 때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주목할 점은 가장 긴 폭염이 반드시 가장 큰 건강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초과 사망을 추정한 결과, 전체 건강 부담은 3일 연속 노출보다 2일 연속 노출에서 더 컸다.


폭염 기준을 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으로 봤을 때 초과 사망자는 2일 연속 노출에서 2,375명, 3일 연속 노출에서 1,772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폭염 대응이 극단적인 재난 상황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짧은 기간이라도 폭염과 오존이 반복적으로 겹치면 실제 건강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폭염과 오존이 함께 작용할 경우 체내 염증 반응과 산화 손상이 커져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요인이 결합해 위험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시너지 효과’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며, 각각 독립적으로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고온과 강한 햇빛 조건에서 오존 생성도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기온뿐 아니라 오존 농도까지 함께 고려한 건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름철에는 한낮 야외 활동과 격렬한 운동을 줄이고, 외출 전 오존 예보와 대기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존은 일반 마스크로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린이, 노인, 심장질환자, 폐질환자는 오존 농도가 높은 날 가능한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재회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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