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주 마시고, 더 우울하다” 서울시민 경고등

지난 4년간 서울시민의 음주율과 우울감 경험률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음주와 흡연, 고위험 음주 비율이 동시에 상승하며 정신건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6일 발표한 ‘서울시민의 건강 현황과 성 인지적 건강 정책의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여성의 음주율은 2020년 40.3%에서 2024년 45.6%로 5.3%p 증가했다.
남성 역시 같은 기간 66.5%에서 67.7%로 상승했다.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음주자 중 고위험 음주자 비율도 꾸준히 상승했다.
여성은 7.1%(2020년)에서 8.2%(2024년)로, 남성은 18.0%에서 19.6%로 늘었다.
특히 남성의 경우 5명 중 1명이 건강을 해칠 정도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흡연율 변화도 뚜렷하다. 여성 흡연율은 2020년 3.0%에서 올해 3.9%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남성은 28.9%에서 26.6%로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흡연율은 ‘평생 5갑 이상 흡연한 사람 중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으로 진행된 금연 정책이 일정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성의 스트레스성 흡연이 늘면서 정책의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신건강 지표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우울감 경험률은 2018년 6.4%에서 2024년 8.8%로 증가, 남성은 같은 기간 3.6%에서 6.0%로 상승했다.
특히 남성의 상승 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경기 침체, 사회적 고립 등 복합 요인이 시민 정신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운동·취미활동 등으로 우울감을 해소하려는 시민은 늘고 있지만, 지속적인 정신건강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여성의 음주와 흡연 증가, 우울감 확산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맞닿은 건강 이슈”라며 “성별에 따른 건강행태 차이를 고려한 ‘성 인지적 건강정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 원자료 중 서울시 응답 자료(연간 약 2만명)를 활용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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