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감미료 음료도 ‘간에 부담’…“물만 한 게 없다”

中 연구팀, 영국 바이오뱅크 12만 명 추적 분석
“하루 한 캔 인공 감미료 음료도 MASLD 위험 60%↑”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5-10-07 11:36

▲설탕 음료뿐 아니라 ‘제로슈거’ 인공 감미료 음료도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설탕이 들어간 음료뿐 아니라 ‘제로슈거’로 불리는 인공 감미료 음료도 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쑤저우대 제1부속병원 류리허(Liu Lihe) 연구팀은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소화기학회(UEG Week 2025)에서 “설탕 음료(SSB)와 저당·무당 인공 감미료 음료(LNSSB) 모두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12만 3,788명의 데이터를 10.3년간 추적해, 음료 섭취량과 MASLD 발병·간 지방 축적·간 질환 사망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 감미료 음료를 하루 250g 이상 마신 사람은 MASLD 발병 위험이 60% 증가했고, 설탕 음료를 같은 양 섭취한 사람은 47%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 감미료 음료는 간 관련 사망 위험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두 종류 음료 모두 간 내 지방 축적과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생태를 교란하고 포만감을 방해하며, 단맛에 대한 갈망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간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다이어트 음료가 설탕 음료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가장 안전한 선택은 물이다. 물은 간 지방 축적이나 대사 부담 없이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최선의 음료”라고 강조했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NAFLD)의 새로운 정의로, 알코올 섭취 없이 간에 지방이 과다 축적되는 상태를 말한다. 장기적으로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 MASLD는 전 세계 인구의 30% 이상이 겪고 있는 가장 흔한 만성 간 질환으로, 간 관련 사망 원인 가운데 빠르게 증가하는 질병으로 꼽힌다.

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인공 감미료 음료가 ‘건강한 대안’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결과”라며, “향후 설탕과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군과 대사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 유전자 기반 임상시험으로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
UEG Week 2025, Liu L. et al.
“Sugar- and low/non-sugar-sweetened beverages and risks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and liver-related mortality: A prospective analysis of the UK Biobank”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