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수도관 뚫듯… 척추관협착증, 나에게 맞는 치료 단계는?

고필건 탄탄병원 척추센터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 [사진=셔터스톡]

나이가 들면서 엉덩이가 쑤시고 다리가 터질 듯 아파 걷다가 쉬기를 반복한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 봐야 할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척추관협착증입니다.


협착증이란 말 그대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뜻합니다. 오래된 집의 수도관 안에 녹이 슬고 이물질이 쌓여 물길이 막히는 것처럼, 우리 몸도 세월이 흐르며 두꺼워진 인대나 튀어나온 뼈, 디스크 조각 등이 신경관을 막으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막혀버린 신경길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협착증 치료는 처음부터 수술을 결정하지 않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1단계: 신경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는 '보존적 · 비수술 치료'
증상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통증이 지속될 경우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주사치료(신경차단술 등)를 시행합니다.


압박 받은 신경 주변에 직접 소염 약물을 투여해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치료로, 초기 환자의 상당수는 이 단계에서 신경 혈류가 개선되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됩니다.

2단계: 막힌 원인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감압술'
그러나 비수술 치료를 수개월간 이어가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몇 분도 걷기 힘들다면 신경길을 직접 확보해 주는 감압술이 필요합니다.


수도관 속 이물질을 긁어내듯 신경을 짓누르는 조직만 제거해 신경관을 뻥 뚫어주는 치료법으로 협착의 진행 정도와 범위에 따라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협착 부위가 국소적이라면 미세한 구멍으로 내시경을 넣어 치료하는 내시경 감압술을 적용합니다. 조직 손상이 극히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 복귀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신경관이 극도로 좁아져 있거나 여러 마디에 걸친 다발성 협착인 경우에는 시야 확보와 안전성을 위해 미세현미경 감압술을 시행합니다. 미세 절개 후 고배율 현미경으로 신경과 혈관을 직접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정밀하게 다듬어내는 방식입니다. 정상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심하게 막힌 신경관을 넓혀주는 검증된 치료법입니다.


따라서 척추 수술에 '절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너무 걱정하거나 겁을 내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과거와 달리 광범위한 절개를 하거나 뼈를 크게 깎아내는 거창하고 부담스러운 수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척추 수술은 병변 부위 주변만 아주 미세하게 열고 근육이나 정상 조직을 정교하게 젖혀 시야를 확보하는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신체적 부담과 회복에 대한 염려를 크게 덜어내셔도 좋습니다.

3단계: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을 더하는 '유합술'
만약 신경관 협착과 함께 척추 뼈가 앞뒤로 어긋나거나 덜컹거리는 척추 전방전위증 및 불안정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감압술과 더불어 척추 마디를 정밀하게 고정하여 안정성을 확보하는 유합술을 함께 시행하게 됩니다.


환자분들이 흔히 이야기하시는 나사못을 박는 수술이 바로 이 유합술을 의미합니다. 모든 협착증 환자가 받는 수술은 아니지만, 척추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심한 환자에게는 척추를 단단하게 지지하여 통증의 재발을 막아주는 치료법입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내 단계에 맞는 치료와 예방을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약물·주사 치료부터 신경길을 터주는 감압술, 구조를 지지하는 유합술까지 환자의 상태에 맞춘 명확한 치료 단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수술’이나 ‘절개’라는 단어에 겁을 먹고 막연히 통증을 참아 넘기는 것은 결코 올바른 대처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신경이 오랫동안 압박을 받으면 손상이 고착되어 치료 후에도 회복이 더딜 수 있습니다.


평소 허리 건강을 위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평지 걷기나 수영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협착증 예방과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미 다리 저림이나 통증으로 보행이 힘들다면, 지체 없이 척추 전문의를 찾아 내 상태에 맞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미루지 않고 시작하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약력 소개] 고필건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탄탄병원(https://www.tthp.co.kr/) 척추센터 고필건 원장은 목·허리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외과 전문의입니다.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 골절, 최소절개유합술, 척추내시경수술, 미세현미경 척추수술 등 난이도 높은 척추 질환 치료와 수술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에서 신경외과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외래교수 및 임상자문의를 역임하며 풍부한 임상 및 연구 역량을 쌓았습니다. 또한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청주의료원 제1신경외과 과장, 바로세움병원 척추센터 원장, 세종시 서울아산신경외과 원장을 거쳐 현재 탄탄병원 척추센터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학회 활동으로는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 대한신경손상학회, 대한신경초음파학회 정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척추 의학 발전과 정교한 진료를 위해 꾸준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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