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에서 고2까지, 아이들의 건강은 언제부터 달라졌나

6년 추적한 청소년 5천여 명…학년 올라갈수록 아침은 사라지고 운동량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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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는 동안 건강한 생활습관은 어떻게 달라질까.

단면적인 조사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같은 학생들을 6년 동안 추적했다.

2019년 전국 초등학교 6학년 학생 5,051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24년 고등학교 2학년까지 이어졌다. 이 가운데 6차례 조사에 모두 참여한 학생은 3,864명이다. 질병관리청은 9월 29일 2019~2024년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원시자료를 공개했다. 흡연과 음주뿐 아니라 식생활, 신체활동, 심리적 요인 등을 성장 과정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6년의 기록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생활습관의 방향이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침식사를 거르는 학생은 늘었고, 과일·채소·우유를 먹는 학생은 줄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학생도 감소했다. 반면 패스트푸드와 단맛 음료를 자주 먹는 학생은 증가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료를 연차별로 들여다보면 청소년의 생활습관은 중학교에 들어선 뒤부터 여러 영역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중학교 입학과 함께 아침식사 거르는 비율 높아

2019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학생 가운데 최근 7일 동안 5일 이상 아침을 먹지 않은 학생은 17.9%였다. 이 비율은 중학교 1학년 때 17.7%로 큰 차이가 없었다.

변화가 뚜렷해진 것은 그다음부터다. 중학교 2학년에는 23.4%, 중학교 3학년에는 29.3%로 높아졌고, 고등학교 2학년에는 33.0%까지 올라갔다. 초6과 비교하면 15.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여학생의 변화가 컸다. 초6 당시 아침식사 결식률은 남학생 16.8%, 여학생 19.1%였지만 고2에는 각각 30.8%, 35.4%가 됐다.

6년 동안 같은 학생을 추적 조사하였다는 점에서 이 결과는 "고등학생은 아침을 잘 먹지 않는다"는 통계와 다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생활이 점차 늘어났다는 변화를 보여준다.

과일과 채소는 줄고 패스트푸드는 늘었다

식탁의 변화 역시 뚜렷하게 나타났다. 

초6 때 하루 한 번 이상 과일을 먹는 학생은 35.4%였지만 고2에는 15.5%로 떨어졌다. 하루 세 번 이상 채소를 먹는 학생 역시 18.0%에서 6.8%로 감소했다. 하루 한 번 이상 우유나 유제품을 먹는 비율도 45.7%에서 18.4%로 낮아졌다.

패스트푸드를 먹는 식습관은 늘어나서 피자·햄버거·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먹는 학생은 초6 20.9%에서 중1 24.0%, 중2 28.2%, 중3 31.6%로 꾸준히 증가했다. 고1에는 31.1%, 고2에는 32.1%였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중학교 진입 이후의 변화가 비교적 일정하게 이어졌다는 것이다. 초6에서 중3까지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매년 약 3~4%포인트씩 상승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증가 폭이 둔화됐다.

단맛 음료도 같은 방향이었다. 초6의 주 3회 이상 섭취율은 50.9%였지만 고2에서는 66.6%로 높아졌다. 2024년 처음 조사에 포함된 고카페인 음료는 고2 학생의 26.9%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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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더 빠르게 더 크게 줄었다

신체활동에서는 변화의 폭이 더욱 컸다.
하루 6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한 학생은 초6 당시 29.8%였다. 그러나 중1에는 19.1%로 떨어졌고 중2에는 18.2%가 됐다. 중3에서 21.9%로 잠시 높아졌지만 고1 14.6%, 고2 13.5%로 다시 낮아졌다.

6년의 시작과 끝을 비교하면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학생의 비율은 16.3%포인트 감소했다.

이것은 성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초6에는 남학생 40.8%, 여학생 18.1%가 해당 기준을 충족했지만 고2에서는 남학생 21.0%, 여학생 5.5%로 떨어졌다. 여학생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

부모와 함께 운동하는 빈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초6 때 부모와 함께 운동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답한 학생은 43.1%였지만 고2에는 75.2%로 증가했다. 반대로 “매우 자주 한다”와 “자주 한다”를 합친 비율은 같은 기간 12.0%에서 3.4%로 감소했다.

청소년의 운동량 감소를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성장 과정에서 학교생활과 학업, 생활환경이 달라지면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조건이 함께 형성됐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담배와 술은 ‘언젠가’가 아니라 특정 시기에 시작됐다

6년 추적자료는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를 단순한 현재율이 아니라 언제 처음 시작했는지라는 관점에서도 볼 수 있게 한다.

일반담배의 평생 흡연경험률은 초6 0.06%에서 고2 5.45%로 높아졌다. 처음 담배를 경험한 시점을 살펴보면 중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사례가 눈에 띄었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신규 경험이 이어졌다.

음주 역시 학년이 올라가면서 경험률이 높아졌다. 특히 이후 공개된 2025년 7차 연도까지 연결해 보면 고3으로 진급하는 시기에 신규 음주발생률이 18.1%로 가장 높았다. 따라서 청소년 음주 문제는 특정 연령 전체를 대상으로 접근하기보다 성장 단계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마트폰과 정신건강은 '6년 변화'로 단정하기 이르다

이번 자료에서 새롭게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 사용과 정신건강이다.

다만 여기서는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2024년부터 조사에 추가된 항목이기 때문에 초6부터 고2까지 6년간의 변화율을 계산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2024년 고2 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 경험률은 35.1%였고, 여학생이 37.5%로 남학생 32.7%보다 높았다.

범불안장애 경험률은 2021년부터 조사됐다. 고2에서는 전체 8.0%였으며 남학생 5.3%, 여학생 11.0%로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따라서 스마트폰 사용이 6년 동안 증가하면서 정신건강을 악화시켰다고 단정하는 것은 이 자료만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대신 앞으로 공개될 자료를 통해 디지털 사용과 수면, 신체활동, 심리적 요인이 어떻게 함께 변화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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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소년건강패널조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몇 퍼센트인가’보다 같은 아이들을 계속 관찰했다는 데 있다.

질병관리청은 2019년 당시 전국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대상으로 패널을 구축했으며, 이들을 2028년까지 10년간 추적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6년 동안 모든 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3,864명이다. 조사 결과에는 추출률과 응답률, 지역·성별 학생 수 등을 반영한 종단가중치가 적용됐다.

이번 자료에서 확인되는 흐름은 비교적 분명하다. 중학교에 진입하면서 아침식사 결식과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신체활동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건강생활 실천 수준은 더 낮아졌다.

하지만 이 결과를 특정 원인 하나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조사 자체도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1년을 포함하고 있다. 조사 시기도 연도별로 달랐으며, 모든 항목은 자기기입식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 역시 이러한 조사 시기와 방법을 고려해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2024년에 새로 들어온 고카페인 음료와 스마트폰 과의존처럼 지금의 청소년 건강문제를 반영한 항목도 포함됐다. 전체 조사 문항은 2019년 143개에서 2024년 199개로 늘어났다.

결국 이번 6년 추적자료가 던지는 질문은 아이들의 건강한 생활습관은 정확히 어느 시기에 무너지기 시작하는가. 그리고 그 시기에 가정과 학교는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이다.

질병관리청이 이번에 공개한 원시자료는 바로 이 질문을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2024년 자료까지 포함한 원시자료에는 학생·학부모·학교 관련 자료가 담겼으며, 개인식별정보를 제거한 형태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열린 원시자료 활용 경진대회와 학술행사에도 95편의 연구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건강행태는 어느 한 학년에서 갑자기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활시간과 식사, 운동, 가족과의 활동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건강행태의 방향도 바뀐다.

이번 6년간의 기록은 그 변화를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성장 과정 전체의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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