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는 끝났는데 팔이 붓는다…유방암 환자 괴롭히는 '림프부종'
수술 후 수개월·수년 지나 나타나기도…초기 증상 살피고 꾸준한 운동·피부 관리 중요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축구선수 출신 박주호의 아내 안나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방암 치료 당시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모았다. 안나는 10월을 유방암 인식의 달이라고 소개하며 병원에서 치료받던 모습과 탈모, 손톱 변화, 항암·방사선 치료 과정 등을 공개했다.
유방암 치료는 수술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술 이후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등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유방암 환자들이 장기간 불편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후유증이 림프부종이다.
특히 유방암 수술 과정에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거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 림프액의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팔이 붓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은 단순한 일시적 부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림프부종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 수술 후 팔이 붓는 이유
림프액은 우리 몸 곳곳에서 만들어지는 노폐물과 체액을 운반하고 면역 기능에도 관여한다. 림프관을 따라 이동한 림프액은 림프절을 거쳐 다시 혈액순환으로 들어간다.
유방암 수술시 유방과 가까운 곳인 겨드랑이 림프절의 일부를 절제하여 검사하거나 여러개의 림프절을 절제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암세포가 림프관을 통해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됐는지를 확인하고, 전이 여부와 범위를 파악해 병기와 이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이다.
이 과정에서 림프액이 지나가는 경로가 손상되거나 줄어들면 림프액이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조직에 쌓일 수 있다.
여기에 방사선치료가 더해지면 림프계가 추가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림프부종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 범위가 크거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림프부종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림프부종은 수술 직후에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치료가 끝난 뒤 한참 시간이 지나서 발생할 수도 있어 유방암 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기적으로 자신의 팔과 어깨 상태를 살필 필요가 있다.

림프부종, '조금 부은 것'으로 넘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
림프부종의 초기에는 눈에 띄게 팔이 붓지 않을 수도 있다.
한쪽 팔이나 손이 반대편보다 묵직하게 느껴지거나 옷소매, 시계, 반지 등이 평소보다 꽉 끼는 느낌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팔이나 손에 팽팽한 느낌이 들거나 피부가 당기는 느낌, 묵직함, 통증 또는 불편감이 생기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종이 눈에 띄게 심해지고 피부와 피하조직이 단단해질 수 있다.
문제는 림프부종이 한번 진행되면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술한 쪽 팔의 크기나 모양이 달라졌거나 이전과 다른 묵직함·당김이 지속된다면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림프액이 정체되면, 해당 부위의 면역 방어 기능이 떨어지고 피부가 약해져 세균 감염에 취약해 진다. 특히 피부가 붉어지고 뜨거워지거나 갑자기 붓기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감염이 동반됐을 가능성도 있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림프부종이 걱정된다고 팔을 쓰지 않아야 할까
과거에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쪽 팔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조건 팔을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춰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권고가 바뀌고 있다.
팔과 어깨를 적절하게 움직이는 운동은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림프액의 이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팔을 천천히 올렸다 내리기, 팔꿈치 굽혔다 펴기,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복식호흡을 함께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처음부터 강도를 높이지 않고 자신의 상태에 맞춰 조금씩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후 팔의 묵직함이나 부종이 새롭게 생기거나 심해진다면 운동량을 조절하고 의료진이나 림프부종 전문 치료사와 상의해야 한다.

집에서 하는 ‘림프 마사지’, 무조건 따라 하면 안 된다
림프부종 관리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수기 림프 배액법이다. 림프의 흐름을 고려해 피부를 부드럽게 움직여 정체된 림프액이 다른 경로로 이동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다만 일반적인 근육 마사지와는 다르다. 강한 압력으로 주무르는 마사지가 림프부종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종의 위치와 정도, 수술 부위, 림프관의 상태 등에 따라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림프부종이 이미 생겼다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방법을 배운 뒤 집에서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의료진이나 림프부종 치료사가 자가 림프 배액법을 교육해 주는 경우에는 안내받은 방법과 순서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더욱 안전한 방법으로는 림프부종 마사지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전문의료인에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때에는 마사지를 하는 것보다 먼저 가볍게 움직이고,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처와 감염을 막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
림프부종이 있는 팔은 피부 손상이나 감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작은 상처나 벌레 물림, 화상 등이 피부 감염으로 이어질 경우 부종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톱을 너무 짧게 자르지 않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리나 정원일처럼 피부에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일을 할 때는 장갑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지나치게 꽉 끼는 옷이나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술한 팔은 절대 채혈이나 혈압 측정을 하면 안 된다'처럼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금기사항을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최근에는 근거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림프부종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여러 예방 행동 가운데 혈압 측정이나 채혈, 피부 천자 등에 대한 기존의 일률적인 제한은 최근 근거를 토대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방암 치료 이후에도 몸의 변화를 살펴야
유방암 치료의 목표는 암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치료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림프부종은 수술한 팔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한쪽 팔이 이전보다 무겁거나 팽팽하게 느껴지는지, 반지나 시계가 갑자기 꽉 끼는지, 팔의 크기나 피부 상태가 달라졌는지를 평소 살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림프부종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팔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가벼운 움직임부터 시작하고, 점차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이 단순히 유방암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이후의 삶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유방암을 치료한 뒤에도 몸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또 하나의 치료 과정이 될 수 있다.
■ 유방암 수술 후 이런 변화가 있다면 확인해야 한다
수술한 쪽 팔이나 손이 반대편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손이나 팔이 팽팽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든다.
시계나 반지, 옷소매가 이전보다 갑자기 꽉 낀다.
팔이나 손의 크기·모양이 달라진다.
피부가 단단해지거나 붓기가 지속된다.
운동 후 부종이나 묵직함이 반복적으로 심해진다.
■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관리
손가락을 천천히 오므렸다 펴기
팔꿈치를 천천히 굽혔다 펴기
팔을 무리가 없는 범위에서 올렸다 내리기
가볍게 걷기
복식호흡하기
피부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충분히 보습하기
상처나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기
이미 림프부종이 발생했거나 부종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인터넷에 있는 마사지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의료진이나 림프부종 전문 치료사에게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자가 림프 배액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