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증가세…일상 속 ‘의외의 위험 요소’ 3가지 주의해야
도파민계 신경세포가 손상되며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환자가 국내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최근 5년 사이 파킨슨병 유병률이 1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 떨림,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유전 요인 외에도 생활환경이나 식습관 같은 후천적 요인이 질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파킨슨병 위험을 높이는 생활 속 요인 3가지
▮ 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최근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파킨슨병 위험이 최대 3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푸단대 샹 가오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4만2,853명을 대상으로 최대 26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건강검진과 식단 일기를 정기적으로 기록했으며, 파킨슨병 전조 증상 7가지(▲REM 수면 행동장애 ▲변비 ▲후각 저하 ▲색각 저하 ▲주간 졸림 ▲신체 통증 ▲우울 증상) 유무를 평가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전조 증상이 3가지 이상 나타날 확률이 2.47배 높았다. 특히 사탕 등 당 함량이 높은 식품은 발병 위험을 60%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미료와 소스로 섭취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17%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감미료, 유화제, 방부제 등 인공 첨가물이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도파민 신경세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골프장 인근 거주
골프장 근처에 거주하는 것도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로돌포 사비카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 419명과 비슷한 조건의 건강한 성인 5,113명을 비교한 결과, 골프장으로부터 1.6km 이내에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2.26배 높았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위험도는 낮아졌으며, 골프장이 있는 상수도 지역에 사는 사람 역시 발병 위험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골프장의 관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기염소계 살충제(예: 유기인산염, 클로르피리포스 등)가 물이나 공기를 통해 인근 주민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연구팀은 직접 수질을 검사해 살충제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도 존재한다.
▮ 과도한 유제품 섭취
유제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습관도 파킨슨병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유제품 소비와 파킨슨병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어 왔으며, 2022년에는 유전적 인과관계까지 확인됐다. 칭다오대학교 지앙 웬지에 교수 연구팀은 우유 소화를 돕는 유전자(rs4988235)를 가진 남성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유제품 1인분만으로도 파킨슨병 위험이 최대 2.5배까지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우유 섭취가 높은 상관성을 보였으며, 요거트와 버터는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파킨슨병 예방을 위한 실천법
전문가들은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을 파킨슨병 예방의 핵심 전략으로 강조한다. 샹 가오 교수는 “영양이 풍부한 통곡물과 신선한 식재료 중심의 식단이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생선 섭취는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알파시누클린과 결합하는 단백질 파브알부민이 풍부해,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역시 예방과 진행 속도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 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질환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근육량이 많을수록 파킨슨병의 진행이 느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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