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연기, 벽지에 남는다”…3차 간접흡연 유발

▲ 최근 전자담배 연기가 실내에 남아 3차 간접흡연을 유발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헬스케어저널=부동희 기자) 전자담배 연기가 실내 표면에 남아 장기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3차 간접흡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호흡기내과 변민광 교수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로렌 E. 월드 교수, UC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로라 E. 크로티 알렉산더 교수 연구팀이 전자담배 유해성을 종합 분석한 연구를 수행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발표된 전자담배 관련 주요 연구 약 140편을 선별해 전자담배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는 폐뿐 아니라 뇌, 심혈관, 대사 체계 등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최대 1.4배 높았으며,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가 최대 3.9배까지 증가한 사례도 확인됐다.

또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니코틴과 나노 입자는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 혈관 경직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뇌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뇌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유도해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뇌졸중 발생 시 손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연기에 포함된 ‘에어로졸’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한 에어로졸은 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장시간 떠다니며, 벽지나 가구 등에 흡착될 수 있다.

이처럼 표면에 남은 물질은 환기 이후에도 수개월간 유지되며 영유아나 반려동물 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3차 간접흡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에어로졸에 포함된 니코틴, 중금속 등 독성 물질이 대기오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담배로 인한 오염이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관련 사망률이 두 배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변민광 교수는 “전자담배는 전신 장기에 독성을 유발한다는 점이 학계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대중과 정책 입안자, 의료진 모두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연간 약리학 및 독성학 리뷰(Annual Review of Pharmacology and Toxi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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