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백병원, 산후출혈 심정지 산모 살려…진료협력 네트워크 빛났다

부산백병원과 지역 분만병원이 긴밀한 진료협력 체계를 통해 산후출혈로 심정지에 이른 산모를 살려내며 응급의료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부산백병원은 4월 초 부산 시내 한 분만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후출혈이 발생한 30대 산모가 심정지 위기까지 이르렀으나, 신속한 전원과 협진을 통해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산모는 출산 직후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되며 상급종합병원으로의 긴급 이송이 결정됐다.
전원 요청을 받은 부산백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즉시 환자 수용을 결정하고, 이송 과정에서 현장 의료진과 통화하며 응급처치 지도를 병행했다. 환자는 17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으며, 의료진은 도착 직후 즉각적인 응급처치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과다출혈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산모는 도착 후 10분이 채 되지 않아 심정지에 빠졌다. 이에 산부인과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이 동시에 투입돼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저혈량 쇼크와 혈액응고장애로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고, 의료진은 인터벤션센터와 협의 후 자궁색전술을 긴급 결정해 시행했다.
약 2시간에 걸친 시술 끝에 산모는 위기를 넘겼으며,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최근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학병원과 지역 분만병원 간 협력 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산후출혈과 같은 초응급 상황에서는 신속한 의뢰와 이송, 치료 연계가 환자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김영남 부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권역모자의료센터장)는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면 구급차 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매우 위중한 상황이었다”며 “고위험 산모 치료는 환자 의뢰부터 이송, 치료까지 이어지는 응급의료체계 전반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도 산후출혈이나 색전증 등 예기치 못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위험 산모의 안전한 분만을 위해서는 산부인과뿐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중환자관리팀, 소아외과 등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의료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백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2015년 부산·울산·경남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로 지정된 이후 지역 내 중증 산모와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MFICU(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12병상과 NICU(신생아중환자실) 35병상을 운영하며,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또한 2025년 4월 보건복지부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 경남권역 대표기관으로 선정돼 14개 분만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연계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범사업 시행 이후 부산백병원으로 전원되는 고위험 임산부는 2.4배 증가했다”며 “NICU 병상 가동률이 94% 이상으로 포화 상태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전문의 24시간 대응 체계와 응급진료 핫라인을 통해 가능한 모든 전원 요청을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수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환자 상태에 맞는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응급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응과 협진 체계가 환자의 생존을 좌우하는 만큼, 지역 기반의 촘촘한 진료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중증 응급 상황, 병원 간 협력이 생명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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