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찐 사람보다 마른 사람이 더 위험하다”…덴마크 연구 발표
과체중·경도 비만은 위험 증가 없어…“체중보다 지방 분포 주목해야”

‘살이 찌면 건강에 해롭다’는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연구진이 8만여 명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저체중이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반면 과체중이나 경도 비만은 사망 위험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오르후스대학병원 연구팀은 성인 8만 5761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추적 기간 동안 7555명(8%)이 사망했으며, 이 결과는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 학술대회(9월 15~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저체중(BMI 18.5 미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 상단(22.5~25.0 미만)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2.73배 높았다. 정상 체중 하단 그룹(18.5~22.5 미만) 역시 사망 위험이 최대 2배까지 증가했다.
반면 BMI 25~30의 과체중 그룹과 30~35의 경도 비만 그룹은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지 않았다. 다만 35~40 구간에서는 사망 위험이 23% 증가했고, BMI 40 이상 고도 비만은 2.1배 위험이 높았다.
연구를 이끈 시그리드 비에르게 그립스홀트 박사는 “일부 사람들은 기저 질환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어, 낮은 체중 자체보다 질환이 사망 위험을 높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높은 BMI를 가진 사람 중 일부는 특정 보호 효과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옌스 멜드가르 브룬 교수는 “같은 BMI라도 지방의 위치가 중요하다”며 “복부 지방(내장지방)은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을 높이지만, 허벅지·엉덩이에 지방이 많을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저체중은 영양실조, 면역력 약화,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균형 잡힌 식사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장지방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만큼 뱃살 관리가 핵심이다. ▲걷기·수영·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으로 기초대사량 유지, ▲단순당·가공식품 줄이기, ▲채소·통곡물·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도움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지방 분포와 체중의 질이다. 연구진은 “저체중을 피하고, 내장지방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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