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탓? 알고 보니 질환”…성인 ADHD 원인과 특징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09-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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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성인 ADHD 환자가 4년 사이 4배 급증, 더 이상 성격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도움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민 전문의

#30대 직장인 A씨는 회의 준비 중 필요한 파일을 자주 빠뜨린다. 그 때문에 업무가 늦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면서 동료들에게는 “덜렁대는 성격”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건망증이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20대 대학생 B씨는 무슨 일을 시작해도 금세 흥미를 잃고 다른 일을 벌린다. 과제는 항상 마감 직전 벼락치기로 제출한다. 친구들은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충동적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자신을 통제하기 어렵다. 최근 상담에서는 성인 ADHD 가능성이 제기됐다.

#40대 자영업자 C씨는 늘 지출 계획을 세워도 즉흥적인 소비와 불필요한 지출 때문에 가계가 불안정하다. 또한 가족과의 약속을 종종 잊거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갈등이 잦다. 주변에서는 “성격이 급하고 산만하다”고 여겼고, 병원에서는 성인 ADHD일 수 있다며 진단을 권유했다.

성인 ADHD 환자 4년 새 225% 증가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ADHD 진료 환자는 2020년 7만8,958명에서 2024년 25만6,922명으로 225% 늘었다. 특히 20대 이상 성인 환자는 같은 기간 2만4,715명에서 12만3,294명으로 399% 급증했다.

그동안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성인기까지 이어지거나 새롭게 발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증상을 단순한 성격 문제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성인 ADHD, 집중력 저하·감정 기복 등 삶 전반에 영향


성인 ADHD는 ▲집중력 저하 ▲정리정돈의 어려움 ▲즉흥적 행동 ▲업무·학업 기한 관리 실패 ▲감정 기복 ▲도박·게임·음주 등 과몰입 행동으로 나타난다. 소아기에 비해 과잉 행동은 줄지만, 집중력 부족이 주요 증상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ADHD를 직장 내 결근과 업무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민 전문의는 “성인 ADHD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과 신경전달물질 이상으로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이라며 “방치하면 학업과 직장 생활, 대인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인·치료법 다양…생활 관리도 필요

성인 ADHD는 ▲도파민 감소 ▲대뇌피질 발달 지연 같은 신경학적 요인과 ▲유전 ▲조산 ▲임신 중 음주·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치료는 ▲질환 교육 ▲약물 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으며, 생활 속에서는 ▲계획 세우기 ▲할 일 목록 작성 ▲알람 활용 ▲정해진 장소에 물건 두기 ▲규칙적인 생활 습관 유지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정 전문의는 “혹시 나도 성인 ADHD일지 의심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면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일상의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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