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건강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귀이개·면봉 습관, 오히려 감염·청력 저하 부를 수 있어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 “귀지는 몸이 만든 방어막”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6-01-05 11:10

▲ 귀이개·면봉으로 귀를 후비는 습관은 오히려 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가능한 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

귀가 간질거리거나 답답할 때 무심코 집어 드는 귀이개와 면봉. 하지만 이 익숙한 습관이 오히려 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선우웅상 교수는 “귀는 매우 섬세한 기관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인위적인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법”이라며 “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후비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귀지를 제거하거나 물기를 닦아내기 위해 귀를 후빈다.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묘한 시원함 때문에 습관적으로 귀이개나 면봉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시원함’이 귀에 반복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선우 교수는 “귀지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라 외이도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며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고 항균 물질을 포함해 세균과 곰팡이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귀지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억지로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귀이개와 면봉의 위생 상태다. 욕실이나 화장실 등 습한 공간에 보관된 면봉은 세균과 곰팡이에 쉽게 오염될 수 있고, 손에 묻은 세균이 그대로 귀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태에서 귀를 후비면 외이도염이나 곰팡이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또 면봉은 귀지를 밖으로 꺼내기보다 안쪽으로 밀어 넣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귀지가 고막 근처에 단단히 쌓이는 ‘이구전색’이 발생할 수 있다. 이구전색이 생기면 귀가 먹먹해지고 청력이 떨어지거나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선우 교수는 “이구전색이 의심될 경우 자가 처치로 해결하려다 오히려 고막이나 외이도를 손상시키는 사례가 많다”며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현미경과 특수 기구를 이용해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날카로운 금속이나 플라스틱 귀이개 역시 위험 요소다. 외이도 피부는 매우 얇아 작은 자극에도 쉽게 상처가 생길 수 있고, 고막은 두께가 0.1mm 이하로 약해 깊숙이 넣을 경우 출혈이나 고막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살살 했는데도 다쳤다’는 환자 사례가 적지 않다.

선우 교수는 “귀에 불편감이 없으면 굳이 손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귀 먹먹함, 청력 저하, 통증 같은 증상이 있다면 귀이개 대신 병원을 찾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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