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아졌지만…‘소아암 치료할 의사가 없다’”
전국 소아암 전문의 70명 미만…5년 내 10% 감소 전망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혈액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5%를 넘어 미국 등 의료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선 의료진은 전문 인력 부족으로 진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국립암센터는 27일 경기 고양시 센터 검진동에서 ‘소아청소년암 진료 및 연구 발전 학술토론회’를 열고 국내 치료 성과와 과제를 공유했다.
박미림 국립암센터 소아청소년암센터장은 “0∼18세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993∼1995년 44.8%에서 2018∼2022년 85.6%로 크게 향상됐다”며 “국가 암등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치료 전략이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또 “5년 생존율과 10년 상대 생존율의 차이가 대부분 2∼4%포인트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5년 생존은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전국에서 소아청소년 암을 진료하는 전문의는 70명이 채 되지 않으며, 은퇴 등을 감안하면 향후 5년 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과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부 광역 지자체에는 전공의가 전혀 없거나 1명에 불과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암 환자의 30% 이상이 수도권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권역별 진료 기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준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방 권역 거점 병원 지정과 인건비 지원 사업으로 급한 위기는 넘겼지만, 진료 체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국가암관리법에 따라 소아청소년 암 진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책임 있게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도 “소아청소년 암은 환자 수와 관계없이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분야”라며 “보험 제도와 전공의·전임의 교육 과정 등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치료를 이어갈 인력과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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