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리 재활의학과 전문의, 밥 먹는 문제 생각보다 천천히 회복된다

윤나리 분당베스트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 뇌졸중 회복에서 가장 늦게 돌아오는 기능, 바로 ‘삼킴’이다.” [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헬스케어저널=윤나리 분당베스트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언제쯤 밥을 제대로 드실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뇌졸중 이후 회복을 이야기할 때 걷기나 손 기능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팔과 다리 기능은 재활 치료를 통해 비교적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더 오래 남는다. 바로 ‘삼키는 기능’, 즉 연하 기능이다.


연하장애는 뇌졸중 환자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급성기에는 절반 가까운 환자에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는 호전되지만 적지 않은 환자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증상이 단순한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식물이나 침이 기도로 넘어가면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환자의 회복을 늦추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태가 좋아 보이는데도 식사만큼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말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손으로 물건도 잡을 수 있는데, 물 한 모금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상황을 보호자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이럴 때 보호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죽이나 미음을 준비해 억지로라도 먹이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하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식이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반복적인 흡인은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하장애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먹게 하는 것’이 아니다.‘안전하게 삼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와 같은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삼킴 과정을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음식의 점도 조절, 자세 교정, 삼킴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환자마다 필요한 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연하 기능은 다른 기능에 비해 회복 양상이 다양하다. 비교적 빠르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임상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연하장애가 단순한 기능 저하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일상의 즐거움이자 중요한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뇌졸중 환자의 회복을 이야기할 때 ‘얼마나 잘 걷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보호자에게는 꼭 이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먹이는 것보다, 안전하게 먹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원칙만 잘 지켜도 많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고, 환자의 회복 과정도 훨씬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필] 윤나리 원장

윤나리 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뇌졸중 재활과 척수손상 재활을 주요 진료 분야로 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원광대학교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재활의학과 전공의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라온힐 요양병원에서 진료 원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대한재활의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환자 맞춤형 재활 치료에 힘쓰고 있다. 현재 분당베스트병원 재활의학과 진료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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