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도진 이비인후과 전문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신호일 수 있다”

(헬스케어저널=현도진 이비인후과 전문의/지앤지병원 원장) 코골이는 흔한 증상입니다. 피곤해서, 술을 마셔서,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코골이를 단순한 생활 소음으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특히 코를 골다가 숨이 멈추거나, 자다가 컥컥거리며 깨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리고 피곤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질환입니다. 숨이 멈추면 우리 몸은 산소 부족을 느끼고, 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잠을 얕게 깨웁니다.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밤새 수십 번, 수백 번씩 수면이 끊기는 것입니다. 결국 잠을 오래 자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 피로감, 두통, 집중력 저하, 주간 졸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잠의 질만 떨어뜨리는 질환이 아닙니다. 반복적인 산소 저하와 수면 분절은 혈압, 심장, 뇌혈관,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시끄러운 잠버릇”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입니다.

정확한 진단의 출발점은 수면다원검사입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정확한 검사입니다. 코골이 소리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중증 수면무호흡증인 것은 아니며, 반대로 코골이가 심하지 않아 보여도 수면 중 호흡 장애가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는 질환의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필요한 검사가 수면다원검사입니다. 수면다원검사는 잠자는 동안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심전도, 몸의 움직임, 코골이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잠을 얼마나 깊이 자는지, 수면 중 호흡이 얼마나 자주 멈추거나 약해지는지, 산소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향이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단순 코골이인지, 경도 수면무호흡증인지, 중등도 이상인지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달라집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정도를 수면다원검사로 파악한 후 3D-CT, 기도내시경 검사를 통해 코막힘, 편도 비대, 턱 구조, 혀 뒤 공간, 연구개 처짐 등 해부학적 원인도 함께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방법
1.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 양압기 치료
수면무호흡증 치료에서 가장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는 양압기 치료입니다. 양압기는 잠자는 동안 코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넣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잠자는 동안 좁아지는 숨길을 공기의 압력으로 부드럽게 받쳐주는 치료입니다.
양압기 치료는 특히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증에서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수면 중 호흡 장애를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양압기는 단순히 기계를 처방받는 것으로 끝나는 치료가 아닙니다. 마스크가 얼굴에 잘 맞는지, 압력이 적절한지, 코막힘이나 입마름은 없는지, 실제 사용 시간이 충분한지에 따라 치료 성공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양압기 치료는 처음 적응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경도 처음 쓰면 불편하지만 얼굴에 맞게 피팅하고 익숙해지면 생활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듯, 양압기도 환자에게 맞는 세팅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교육과 추적 관리가 이루어질 때 치료 효과를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모든 환자가 양압기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코막힘이 심해 양압기 사용이 어렵거나, 편도·목젖 주변 구조가 기도를 좁히는 경우, 또는 혀 뒤쪽 공간이 좁아져 수면 중 기도가 막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적 치료를 결정할 때도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중증도 확인이 먼저입니다. 많은 분들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수면다원검사에서 RDI(시간당 호흡 방해지수)가 30 이상인 중증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수술만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양압기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수술의 목적은 단순히 코골이 소리를 줄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수면 중 공기가 지나가는 길을 넓히고, 막히는 부위를 개선해 호흡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중격만곡증이나 만성 비염으로 코가 막혀 있다면 코막힘을 개선하는 수술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편도 비대나 연구개 처짐이 주요 원인이라면 목 안쪽 구조를 넓히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혀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를 좁히는 경우에는 혀뿌리와 연결된 근육의 위치를 앞으로 당겨 기도 공간을 넓히는 이설근전진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턱이 심해 혀 뒤쪽 기도 공간이 좁아진 경우에는 턱끝 전진술을 함께 시행해 기도 공간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술적 치료는 “심해서 선택하는 치료”가 아니라,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한 중증도와 기도내시경, 3D CT로 확인한 폐쇄 부위를 함께 판단해 선택하는 치료입니다. 수술로 개선 가능한 구조적 원인이 분명할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치료가 더 좋으냐’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치료가 무엇이냐’입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치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한 가지 치료만 정답처럼 제시하는 접근입니다. 어떤 병원은 양압기만 강조하고, 어떤 곳은 수술만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환자의 상태는 모두 다릅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정도, 코막힘 여부, 얼굴과 턱 구조, 편도 크기, 생활 습관, 직업, 치료 순응도까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는 서로 경쟁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되거나, 때로는 함께 활용될 수 있는 치료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양압기가 핵심 치료가 될 수 있고, 코막힘이 심해 양압기 적응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코 수술이 양압기 성공률을 높이는 보조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부학적 폐쇄 부위가 명확한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고민한다면, 한 가지 치료만 가능한 곳보다는 수면다원검사를 바탕으로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모두 평가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은 정확해야 하고, 치료는 선택적이어야 하며, 관리는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코골이는 내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코를 덜 골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밤새 안정적으로 숨 쉬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며,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것이 치료의 진짜 목적입니다.
수면은 매일 반복되는 회복의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숨 막히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정확한 검사와 개인 맞춤 치료로 접근해야 합니다.

[프로필] 현도진 원장
현도진 원장은 의학박사이자 미국공인수면기사(RPSGT) 자격을 보유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현재 지앤지병원 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역임했다. 또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며 수면질환과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분야 진료 및 연구를 이어왔다.
현 원장은 미국수면의학회, 유럽수면의학회, 국제수면수술학회, 미국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국제 비과학회, 대한 비과학회, 대한 이비인후과학회 등 국내외 학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