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돌연사 부른 심근경색…전조증상 놓치면 치명적

추위가 불러오는 혈관 위기, 예방과 대처가 생명을 살린다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19 12:00

▲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쓰러진 58세 직장인 A씨는 119의 신속한 도움으로 병원에 이송돼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사진=셔터스톡]

지난 겨울, 평소 건강하다고 여겼던 58세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집 앞에서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체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통증은 어깨와 팔로 빠르게 퍼졌고, 식은땀이 흐르며 호흡이 가빠졌다.

주변의 119 신고 덕분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의사는 즉시 A씨의 상태가 심근경색임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단 10분만 늦었어도 회복하지 못할 손상이 남을 뻔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심근경색은 일상 속에서도 예고 없이 찾아와 생명을 위협하는 겨울철 대표 돌연사 원인이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이 약 50%에 달하고 병원 치료 중에도 사망률이 10% 수준에 이른다.


특히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과 맥박이 상승해 심장발작·뇌졸중 발생이 급증한다.


한국인 심근경색 등록연구에서도 11월부터 환자가 증가해 12월과 1월에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의 원인과 전조 신호…“가슴 통증 반드시 의심해야”


심근경색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혈관 벽에 혈전과 기름기가 쌓이며 관상동맥이 좁아지고, 결국 혈류가 완전히 막히면 심근이 괴사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중년층 심근경색 환자의 57%는 고혈압을, 29%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환자는 중성지방이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낮아 겨울철 위험이 더 쉽게 증가한다.

문제는 전조증상이 흔함에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는 점이다.


가슴 중앙의 압박감과 쥐어짜는 듯한 통증, 목·어깨·팔로 퍼지는 방사통, 식은땀과 구토, 숨가쁨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들은 이를 체하거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생처음 느끼는 강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운전해 병원을 찾는 것은 위험하며 반드시 119를 호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심근경색은 발병 후 6~12시간 안에 치료를 받아야 생존과 회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응급 질환이다. [사진=셔터스톡]

발병 후 6시간이 생명을 가른다…예방·대처가 핵심

심근경색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발병 6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하면 심장 괴사를 막을 수 있고, 늦어도 12시간 안에는 치료가 시작되어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표적 치료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 투여와 스텐트를 삽입해 막힌 관상동맥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술이다.


혈전용해제는 약 70%의 환자에서 혈관을 다시 열어주며, 중재술은 막힌 혈관을 직접 뚫어 혈류를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겨울철 예방의 핵심은 기저질환 관리다.


전남대병원 연구 결과에서도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고혈압이었고, 당뇨·이상지질혈증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추운 겨울 아침 외출 시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체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은 심장에서 가장 많은 부담을 주는 계절이다.


평소와 다른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단 한 번의 빠른 판단과 119 신고가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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