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면 근육도 빠진다?"…위고비, 지방 중심으로 감량 확인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5-11-26 12:00

▲위고비가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대부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비만 치료 과정에서 “살이 빠지면 근육도 함께 줄어든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이 동반돼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리얼월드 연구에서 이런 걱정을 덜어줄 결과가 나왔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은 크게 줄고 근육은 대부분 유지되는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내분비 분야 국제 학술지 ‘당뇨병, 비만 및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발표된 ‘SEMALEAN’ 연구는 평균 BMI 46의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추적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위고비 투여군의 근육 손실은 약 3㎏, 전체 감량량의 18%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대부분은 지방 감소로 확인됐다.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신체 구성의 질적 개선도 나타났다.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은 체형인 ‘근 감소 비만(sarcopenic obesity)’ 환자 비율은 49%에서 33%로 줄었으며, 일부 환자는 1년 뒤 해당 진단에서 벗어났다.


악력 등 근기능 지표 역시 향상돼 “체중이 줄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었다.

이번 결과는 지방 중심 감량, 근육량 보존, 근기능 개선, 대사 효율 유지까지 한꺼번에 확인된 최초의 리얼월드 장기 근거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리얼월드 연구는 임상시험과 달리 실제 진료 환경에서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엄격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무작위대조연구(RCT)보다 실제 처방 환경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위고비가 단순한 체중 감량제를 넘어 몸의 구성과 기능을 함께 개선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장기 치료 전략 수립에 참고할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 환자의 체지방량, 제지방량, 근육 기능에 미치는 영향: SEMALEAN 연구 [이미지=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및 대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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