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에서 건져 올린 ‘숙성 건강식’ 과메기, 효능은?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6-01-08 13:17

▲ 겨울 바다의 바람 속에서 숙성된 과메기는 겨울 별미를 넘어 계절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겨울이 깊어질수록 식탁에 오르는 음식도 달라진다. 차가운 공기와 바닷바람 속에서 제 맛을 완성하는 음식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메기는 바로 그런 음식이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숙성된 과메기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포항 구룡포를 중심으로 오랜 시간 겨울 별미로 자리 잡아 왔다.


단순한 지역 특산물을 넘어, 과메기가 ‘계절 건강식’으로 다시 주목받는 이유를 차근히 살펴본다.

얼렸다 말리며 완성되는 숙성의 시간


과메기는 겨울철에 잡은 청어나 꽁치를 손질해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 뒤, 그늘에서 자연 건조해 만든다.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하고 바닷바람과 낮은 기온에 맡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수분은 줄어들고 지방과 단백질, 핵산 성분은 상대적으로 농축된다.


흔히 과메기를 ‘바다의 홍삼’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삼을 쪄 말려 홍삼이 되듯, 생선 역시 숙성을 거치며 영양의 밀도가 달라진다.

과메기의 주재료인 꽁치와 청어는 본래 지방 함량이 높은 생선이다.


특히 숙성 이후에는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아져 혈액 순환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평가된다.


이 지방산은 뇌 기능 유지와 염증 조절에도 관여해 겨울철 건강 관리에 적합한 영양소로 꼽힌다.

피부와 피로, 숙취까지 이어지는 효능


과메기에 풍부한 핵산은 세포 재생과 노화 억제에 관여하는 성분이다.


숙성 과정에서 핵산 함량이 증가하면서 피부 노화 방지와 체력 저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과메기가 겨울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이자, 숙취 회복 음식으로 언급되는 배경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단백질의 질이다. 과메기는 지방이 많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다.


근육 유지와 회복에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 식단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미역과 김에 싸 먹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메기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조합이 미역과 김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식문화가 아니다.


과메기는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라 단독으로 섭취할 경우 더부룩함이나 소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해조류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지방의 체내 흡수를 완화하고, 담즙산 배출을 도와 영양 균형을 맞춰준다.

마늘 역시 과메기와 잘 어울리는 식재료다. 특유의 비린 맛을 줄여주는 동시에 비타민 B1 흡수를 도와 피로 회복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과메기 상차림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이유가 있는 조합인 셈이다.

어린이와 노년층에게도 의미 있는 겨울 음식


과메기는 쇠고기보다 비타민 A 함량이 높고, 칼슘과 비타민 D도 풍부한 편이다.


이는 성장기 어린이의 뼈 형성과 노년층의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되는 요소다. 다만 염분이 포함된 식품인 만큼,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메기를 건강식으로 즐기되, 적당량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 과메기는 11~2월이 제철로, 특히 12~1월 청어로 만든 과메기가 풍미가 뛰어나며 포항·울진·영덕·고성·속초 등 동해안 일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사진=셔터스톡]

제철과 산지가 만드는 맛의 차이


과메기의 제철은 11월부터 2월까지다. 특히 청어의 지방 함량이 가장 높아지는 12월과 1월이 최적의 생산 시기로 꼽힌다.


과거에는 청어 과메기가 주를 이뤘지만, 어획량 변화로 최근에는 꽁치 과메기도 함께 생산되고 있다. 다만 풍미 면에서는 전통 방식의 청어 과메기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주요 산지는 경북 포항을 비롯해 울진, 영덕, 강원 고성·속초 등 동해안 일대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 직거래나 온라인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지방 함량이 높아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며, 가격은 1kg당 5만~7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제철에 먹는다는 것의 의미


제철 음식은 단순히 맛이 좋은 식재료를 넘어, 그 계절의 환경에 가장 잘 맞게 만들어진 자연의 결과물이다.


과메기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빚어낸 숙성 식품이다. 차가운 공기와 바닷바람, 그리고 시간이 더해져 완성된다.

겨울 식탁 위 과메기는 ‘옛 음식’이 아니라, 지금 다시 선택할 만한 계절 건강식이다.


알고 먹으면 맛이 더 깊어지고, 의미를 알면 식탁 위 풍경도 달라진다. 과메기가 겨울마다 다시 찾아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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