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정형외과 전문의, 갑자기 생긴 손목 혹…그대로 둬도 될까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6-02-06 13:14


진료실에서 손목에 혹이 생겼다며 불안한 얼굴로 찾아오는 환자들을 자주 만납니다.


“아프진 않은데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혹시 큰 병은 아닐까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특히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이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이런 걱정을 안고 병원을 찾습니다.

손목에 갑자기 솟아오른 혹의 정체는 대부분 손목결절종입니다. 손목 관절이나 힘줄을 감싸는 막에서 젤라틴처럼 끈적한 관절액이 모여 생기는 양성 물혹으로, 주로 손등이나 손목 부위에서 만져집니다. 남성보다 20~40대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손목결절종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상적으로는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습관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경우, 악기 연주나 테니스처럼 손목을 많이 쓰는 운동을 즐기는 분들에게서 자주 발견됩니다. 미용사처럼 손과 손목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도 흔합니다.

대부분의 결절종은 통증 없이 혹만 만져지기 때문에 그냥 두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실제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혹의 크기가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손목을 움직일 때 불편함이 생기거나, 주변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해 통증, 저림, 감각 이상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일상생활이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합니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전문의가 혹의 위치와 움직임을 확인하는 진찰만으로도 상당 부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엑스레이, 초음파, MRI 검사를 시행해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도 합니다. 간혹 주사기로 혹 안의 액체를 빼내면 크기가 줄어들어 치료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다시 차오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권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없고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면,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경과 관찰이 원칙입니다. 드물게 결절종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통증이 지속되거나 혹이 계속 커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결절종과 관절막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손목에 혹이 생기면 많은 분들이 “혹시 암은 아닐까” 하고 걱정부터 합니다. 그러나 손목결절종은 대부분 양성 질환으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혹의 크기가 커지거나 통증, 저림, 마비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목 사용 습관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과도한 사용을 줄이고, 자신에게 맞는 휴식과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손목결절종 예방과 재발 방지에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입니다.


▲ 정영환 정형외과 전문의(울산엘리야병원 병원장)
[사진=울산엘리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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