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똑같이 먹는데 살이 찐다면 신진대사 저하 의심
체중 증가부터 피로·추위·변비까지
중년 이후에는 근육량과 호르몬 변화도 살펴야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먹고 생활하는데 체중이 조금씩 늘거나, 유난히 피곤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경우가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변비가 생기거나 예전보다 몸이 둔해졌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면 흔히 신진대사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신진대사는 우리 몸이 음식으로 얻은 영양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세포와 장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일련의 화학적 과정을 말한다. 우리의 몸은 체온 유지와 호흡, 혈액순환, 근육 활동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여러 과정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신진대사가 떨어졌다는 말을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의미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하루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고, 여기에 수면과 식습관, 호르몬 변화, 질환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하고 식사량을 줄여도 체중이 늘어난다면
체중이 증가했다고 해서 곧바로 신진대사가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체중은 섭취하는 에너지와 소비하는 에너지의 균형뿐 아니라 활동량, 근육량, 수면, 약물, 호르몬, 질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중년 이후에는 체성분의 변화가 체중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체지방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활동량까지 줄면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체중 자체보다 근육량이 줄고 체지방이 늘어나는 ‘체성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충분히 자도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면
피로 역시 신진대사와 관련해 살펴볼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피로는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빈혈, 감염, 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신진대사 저하를 의심할 수는 없다.
특히 피로와 함께 체중 증가,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 변비, 피부 건조, 모발 변화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피로, 체중 증가,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증상, 변비, 건조한 피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다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 갑상선 호르몬은 이러한 에너지 대사와 체온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소보다 추위를 심하게 타면서 피로감이나 체중 증가, 변비, 피부 건조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혈액순환이 안 된다거나 신진대사가 느려졌다고 넘기기보다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실제로 추위 민감도가 증가하고 체온이 낮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하고 복부 불편감이 잦아졌다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 역시 신진대사 저하의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계절 변화, 습도, 세안 습관, 피부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갑상선 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거나 모발이 가늘어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피부 건조가 피로, 추위 민감성, 변비, 체중 증가 등과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증상과 종합해 볼 필요가 있다.
소화와 신진대사는 서로 완전히 별개의 과정이 아니다. 음식물을 소화·흡수한 뒤 영양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비나 복부 팽만, 설사 등을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활동량, 장운동, 약물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다만 변비가 새롭게 생기면서 피로감, 추위 민감성, 체중 증가, 피부 건조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질환이 원인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 가운데 하나가 변비이기 때문이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기름지거나 단 음식이 당긴다면
기분 변화 역시 ‘신진대사가 떨어졌다는 신호’라고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호르몬 변화, 정신건강 상태 등 여러 요인이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는 우울감이나 집중력 저하 등 정신·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감정 변화가 지속되면서 피로와 체중 변화 등 다른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신체적 원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을 신진대사 저하의 직접적인 신호로 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음식에 대한 갈망은 식습관과 체중, 식사 빈도 등 여러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한 연구에서는 음식 갈망이 높은 사람에게 식사의 질이나 체성분과 관련된 특징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신진대사가 떨어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최근 연구에서도 안정 시 대사량과 식욕 사이의 관계가 관찰되고 있지만, 나이·성별·체질량지수·신체활동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사가 떨어져서 특정 음식이 당긴다’는 식으로 단순화하기에는 인체의 에너지 조절 과정이 훨씬 복잡하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는 무조건 떨어질까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떨어진다는 말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체성분이 변하고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 에너지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체중 자체보다 근육량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중요해진다.
따라서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특별한 ‘대사 촉진법’을 찾기보다 근육과 신체 활동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신진대사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신진대사를 높이기 위해 무조건 적게 먹거나 고강도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제한적인 식사를 반복하면 영양소 부족과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건강한 체중 관리에 불리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신체활동이다. 특히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 좋다. 걷기, 빠르게 걷기,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은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심폐 건강을 돕는다. 근력 운동은 근육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최소 150분 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고강도 활동을 하고, 주 2회 이상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면도 빼놓을 수 없다. 수면 부족은 식욕과 체중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은 건강한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결국 신진대사를 ‘확’ 끌어올리는 특별한 방법을 찾기보다는 먹는 양과 질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꾸준히 움직이며, 근육량을 유지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피로, 추위 민감성, 변비, 피부 건조, 부종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비롯한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이 체중과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갑상선 기능을 비롯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신진대사는 단순히 ‘살이 빠지는 속도’가 아니다. 몸이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전체적인 과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대사를 억지로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과 활동량을 유지하면서 몸이 정상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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