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 당뇨병’ 급증…“젊다고 안심 금물”

배달음식·고당도 음료 영향…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관건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06 12:47

▲ 20~30대 청년층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배달음식·단 음료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셔터스톡]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30대 ‘청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면서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지던 당뇨병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대 당뇨병 환자 수는 약 50%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당뇨병이 중장년층보다 진단 시점의 중증도가 높고 합병증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윤태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청년 당뇨병 환자는 진단 시점부터 당화혈색소(HbA1c)가 높고 지방간·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을 이미 동반한 경우가 많다”며 “진단 당시 상태가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당뇨병이 특히 위험한 이유로 ‘합병증 노출 기간’을 꼽는다. 20대에 당뇨를 진단받은 환자는 수십 년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기 쉬워, 망막병증·신장병증·심근경색·뇌졸중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 청년 당뇨 환자의 75%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35%가 고혈압을 동반하는 등 ‘대사증후군형 당뇨’ 양상을 보인다.

청년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배달음식과 단 음료


청년 당뇨병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고당도 음식 섭취다. 배달 음식, 편의점 간편식, 액상과당이 들어간 음료 등이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기능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윤 전문의는 “설탕과 밀가루 중심의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며,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시간도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제2형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를 단순한 과로나 스트레스로 여기고 방치하기 쉽다. 또한 국가건강검진 제도가 20~30대 고위험군을 충분히 선별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제로 슈거”도 맹신은 금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로 슈거(Zero Sugar)’ 제품도 주의가 필요하다.


윤 전문의는 “일부 제로 제품에도 말티톨 등 당알코올이 들어 있어 혈당을 올릴 수 있다”며 “건강식품으로 착각해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식습관이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년 당뇨병 환자들은 직장 생활과 사회 활동으로 인해 꾸준한 치료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윤 전문의는 “청년 당뇨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급변한 사회 환경이 만든 사회적 질환”이라며 “모바일·웨어러블 기반의 맞춤형 관리 시스템과 연속혈당측정기(CGM) 보험 확대 등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병은 증상 없이 진행되는 ‘조용한 살인자’”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당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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