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빠지는 근육, 되살리는 방법 찾았다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고령자에게 낙상, 골절, 만성질환 악화는 물론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 근감소증을 조절 가능한 질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다런 윌리엄스 교수 연구팀은 근감소증의 주요 유발 요인으로 단백질 ‘DUSP22’의 과활성화를 지목하고, 이를 억제하면 근육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5월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DUSP22는 이중 특이성 단백질 인산분해효소로, 세포의 증식, 분화, 사멸 등 다양한 생리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육 조직 내에서의 정확한 기능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근감소증 환자의 골격근 조직과 노화, 스테로이드 약물 투여 등 다양한 조건에서 근위축 모델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DUSP22 단백질이 과도하게 발현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DUSP22를 억제했을 때 근육 위축이 개선되는지를 검증했다.
실험 결과, DUSP22가 과활성화된 세포에서는 근육 형성이 억제되고, 근감소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해 근육 손실이 가속화됐다. 반대로 DUSP22를 억제하자 근육 위축이 뚜렷하게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노화한 실험쥐에 DUSP22 억제 약물을 투여한 결과, 골격근 무게가 약 26% 증가, 근섬유 직경도 약 25% 회복되었으며, 근력은 최대 55% 향상되는 등 눈에 띄는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는 사람의 근육 세포를 이용한 실험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돼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DUSP22가 근육 위축의 핵심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를 표적으로 한 약물 전략이 근감소증은 물론 다양한 근육 퇴행성 질환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이를 치료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DUSP22 단백질 및 억제 화합물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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