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는 남성에게 많다?… 실제 발생률은 남녀 비슷

남성은 아동기, 여성은 청소년기 진단 급증… 진단 시점 차이가 인식 왜곡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6-02-05 13:17

▲ “자폐는 남성에게 많다”는 통념, 진단 시점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가 남성에게 훨씬 많이 발생한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실제 발생률은 남성과 여성이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녀 간 차이는 발생률이 아니라 진단 시점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캐럴라인 파이프(Caroline Fyfe) 박사 연구팀은 최근 British Medical Journal(BMJ)에 발표한 연구에서, 스웨덴에서 1985~2020년 태어난 약 276만 명을 최대 37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은 아동기 초·중반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청소년기에 진단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아동기에는 남성 진단 비율이 높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여성 진단이 빠르게 증가해 20세 전후에는 남녀 누적 진단 비율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실제로 남성의 자폐 진단율은 10~14세 구간에서 인년(person-year)당 645.5건으로 정점을 찍었고, 여성은 15~19세 구간에서 602.6건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성인기에 이르면 남녀 간 자폐 진단 비율이 1대1.2 수준까지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지난 수십 년간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그동안 진단 비율이 남성 대 여성 약 4대1로 알려져 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여아가 사회적·의사소통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초기 증상이 간과되기 쉽고,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졌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추적 기간 동안 전체 대상자의 2.8%인 7만8522명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평균 진단 연령은 14.3세였다.


연구팀은 “남녀 진단 비율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단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한다”며 “실제 남녀 간 자폐 발생률 차이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지적장애 등 동반 질환, 부모의 정신건강과 같은 유전·환경적 요인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자폐 진단을 늦게 받는 이유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진단 기준과 접근 방식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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