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의사단체 “응급실 뺑뺑이 원인은 사법 리스크”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6-02-05 14:02

▲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을 둘러싸고, 호남권 의사단체가 현장 배제 정책이라며 공개 반발했다.
사진은 울산시의사회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을 두고, 시행 대상 지역인 호남권 의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전북 지역 의사회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추진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은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라며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독단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시범사업안이 응급실 수용 거부를 ‘의사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응급실 뺑뺑이의 핵심 원인은 사법 리스크”라며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리한 결과가 발생하면 형사·사법 책임을 묻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응급의료 현장을 책임지는 의료진이 정책 설계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호남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의사회는 “호남권은 격오지와 의료 취약지가 많아 중증 환자 발견과 이송 자체가 어렵다”며 “이러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응급의료 체계 전반의 붕괴와 의료진 이탈을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광주·전라남도·전라북도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기존에 119구급대가 병원 응급실에 직접 연락해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던 방식 대신,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의료자원을 실시간 공유하는 플랫폼을 통해 수용 병원을 지정하는 구조다.

정부는 Pre-KTAS(응급환자 분류체계) 기준에 따라 중증도를 5단계로 분류해 적정 의료기관을 배정하고, 시범사업 종료 후 평가를 거쳐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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